• AI와 함께 살아갈 아이들, 무엇을 배워야 하나
    • X-Event 시대, 교육이 묻는다
    • “앞으로 어떤 세상을 살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2025년 4월, 한국을 찾은 유발 하라리 교수는 단언하듯 말했다. 

      기술혁신, 기후위기, 압축된 세계화로 대표되는 이 시대를 "초불확실성의 시대(Age of Extreme Uncertainty), “예측 불가능성의 시대(X-Event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가장 먼저 변화에 반응하는 것이 기업이라는 점이다.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고, 생존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교육으로 향한다.
      이토록 급변하는 세계에,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가?

      “입시”만 외치는 시대, 아이들은 지친다

      오늘도 많은 학생들이 “대학 입학”만을 목표로 새벽부터 밤까지 시간을 채운다. 방과 후 곧장 학원으로 향하고, 컵밥으로 끼니를 때운 채 밤늦게 귀가한다. 아이들은 이미 지쳤고, 어떤 이들은 기초학력 미달로 낙인찍히기까지 한다.

      학습의 주체가 되어야 할 학생들이 정작 자기 생각을 펼쳐보기도 전에 ‘지쳐 쓰러지는’ 교육 구조 속에 있다. 이 구조에서 놓치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협업’, ‘소통’, ‘창의’, ‘공감’이다.

      ‘진짜 공부’는 문제 해결 능력과 공감력이다

      AI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
      답은 간명하다. 비정형 문제 해결, 감정 이해, 협업과 창의력.

      지금 우리가 가르쳐야 할 공부는 단지 교과 성취가 아니다.
      협업하며 문제를 풀고,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며, 서로의 생각을 조율하는 역량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미래 자산’이다.

      이런 점에서 자유학기제가 주는 가능성은 크다. 문제는 아직 그 시간조차 학교 운영상 ‘보름 남짓’으로 제한된다는 데 있다. 그나마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늘어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협업하며 실행해보는, ‘살아 있는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은 변했다, 학교도 변해야 한다

      지금 기업들은 수십 년 쌓아온 사업을 하룻밤 사이 정리하고, 새로운 기술에 선제 투자하며, 미래 불확실성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입시라는 좁은 문 하나를 향해 아이들을 밀어 넣는다. 기업은 변화에 민감하고, 학교는 고정돼 있다.
      이 간극이야말로 AI 시대 교육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모도, 교사도, 교육 정책도 이제는 ‘좋은 대학’ 대신 ‘좋은 역량’을 묻는 전환이 필요하다. 그 전환의 시작은 단순하다.

      “우리 아이가 어떤 문제에 흥미를 느끼고, 누구와 어떻게 협업하며,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나가려는가?”

      이 질문을 놓치지 않을 때, 우리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교육을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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