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정책이 본격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7월 24일 카카오뱅크 판교 본사에서 열린 ‘AI·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간담회’를 통해 소상공인을 위한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는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My Business Data)’와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시스템(SCB)’ 도입방안이 집중 조명됐다.
"전통 신용평가의 한계, 데이터로 극복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통적 신용평가 방식이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AI와 데이터 기술을 통해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 체계를 새롭게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간담회에서는 청년 소상공인이 “3개월 직장 생활 후 2천만 원 대출이 가능했지만, 30년 장사한 어머니는 사채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한 사례가 공유됐다. 이는 기존 시스템이 영업 경험이나 상환 이력 등 비정형 정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 개인사업자 금융비서 역할 기대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는 개인사업자가 흩어진 금융, 상거래, 공공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단순한 신용정보 조회를 넘어 창업, 운영, 폐업 후 재기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금융비서’로 기능하도록 설계된다.
이 플랫폼은 AI 기반 ‘My AI Agent’를 통해 사업자 대신 금융 법률상 권리를 행사하고 결과를 통보하는 기능도 갖출 예정으로,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한 제도화가 추진된다.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 도입 방안을 확정하고, 2026년 신용정보법 개정을 거쳐 서비스를 정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SCB’로 신용등급의 패러다임 전환
신용정보원이 개발 중인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시스템(SCB)’은 소상공인의 금융 및 비금융, 비정형 정보를 통합·분석하는 통합정보센터(SDB)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SCB는 기존 CB(신용평가사) 모델보다 세밀하고 예측력 높은 신용평가를 제공하여,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의 소상공인 대출 기준으로 활용된다.
블록체인 기반 자금조달 ‘토큰증권’ 논의도 병행
간담회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증권(STO)’을 통한 소상공인 자금조달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STO는 일반 투자자가 소상공인 사업에 투자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로, 향후 제도화될 경우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현장에 실효성 있는 AI 정책 속도전 예고
권 부위원장은 “지금까지는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기반을 다졌다면, 이제는 데이터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향후 8월 중 지역 순회 간담회를 이어가며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AI 기반 금융정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