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수상교통 정책의 상징으로 추진된 한강버스가 전 구간 운항 재개 47일 만에 탑승객 10만 명을 돌파하고, 누적 이용객 20만 명을 넘어섰다. 수치만 놓고 보면 빠른 정착 흐름이다. 그러나 이 성과는 ‘사고 논란 속 운행 지속’이라는 전제가 함께 따라붙는다.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한강버스는 3월 1일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 4월 중순까지 약 10만 명이 추가 이용하며 누적 20만 명을 돌파했다. 이용자 만족도도 96%에 달하는 등 긍정적 지표가 제시됐다.
문제는 이 같은 성과가 수차례 안전사고 및 운항 차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운행을 이어온 결과라는 점이다. 운항 초기부터 선박 고장, 지연 운항, 부분 운항 전환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됐고, 실제로 지난해 겨울에는 일부 구간만 운행하는 ‘축소 운영’이 장기간 이어졌다. 그럼에도 정책은 중단 없이 확대·재개됐다.
이 지점에서 정책 판단의 기준이 도마에 오른다. 통상 교통 인프라 사업에서 반복되는 사고나 장애는 ‘운영 안정성 확보 이후 확대’가 원칙이지만, 한강버스는 이용 확대와 서비스 정착을 병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탑승객 수는 증가했지만, 이는 곧바로 정책의 완성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사고 이후에도 정상 운행을 강행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가”라는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 이용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조사 역시 실제 안전 체감과 분리된 ‘경험 기반 평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재미있고 편리하다’는 인식이 ‘안전하다’는 판단으로 자동 전이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책 드라이브가 안전 검증보다 앞선 것 아니냐’는 비판, 나아가 ‘구조적 안전불감증’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특히 수상교통은 기상, 수위, 선박 상태 등 변수가 많은 분야인 만큼, 육상교통보다 더 높은 수준의 예방적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반대로 서울시는 “운항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개선하며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전 구간 재개 이후 이용 증가 속도가 빨라진 점은 서비스 개선 효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결국 핵심은 ‘속도’와 ‘안전’ 사이의 균형이다. 지금의 성과는 분명 정책 추진력의 결과지만, 동시에 사고를 감수하면서까지 운행을 지속한 선택의 결과이기도 하다.
한강버스가 일시적 호기심을 넘어 도시 교통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이용객 수가 아니라 사고 발생률, 운항 안정성, 대응 체계의 투명성 같은 ‘보이지 않는 지표’가 검증돼야 한다.
성과는 숫자로 증명되지만, 신뢰는 안전으로 축적된다. 지금 한강버스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이용객’이 아니라, ‘사고 이후에도 안심할 수 있는 시스템’인지에 대한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