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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국민권익위, ‘땅꺼짐’ 보상체계 손질…다수 사망 시 보상한계 보완

2026-04-23 17:30 | 입력 : 마포저널

서울시가 반복되는 지반침하(싱크홀) 사고에 대응해 보상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손보는 데 착수했다. 특히 다수 인명피해 발생 시 보상액이 급감하는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23일,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의 제안을 바탕으로 국민권익위원회와 협업해 ‘지반침하 사고 보상 및 보험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다수 사망자 발생 상황을 전제로 기존 보상체계의 취약성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보험 있어도 충분히 못 받는다”…구조적 한계 확인

현행 공적 보험체계는 크게 시민안전보험과 영조물배상보험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두 제도 모두 대형 사고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국민권익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하수도관의 40% 이상이 매설 30년을 초과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이며, 땅꺼짐 사고는 연평균 15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사고처럼 피해 규모가 대형화되는 추세다.

문제는 사고 이후다.
시민안전보험은 ‘땅꺼짐’이 보장 항목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아예 보상이 불가능하며, 영조물배상보험은 총 보상한도 내에서 대인·대물 피해를 함께 나눠 지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경우 1인당 보상액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개선안 핵심…“사망 보장 신설·대인 대물 분리”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다음과 같은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시민안전보험에 ‘땅꺼짐 사망 보장항목’ 신설
▶영조물배상보험 내 사망 보상 특약 도입 또는 한도 증액
▶대인·대물 보상 항목 분리로 유가족 보상 실질 강화

특히 대인·대물 보상 분리는 핵심 조치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동일한 한도 내에서 보상이 이뤄지면서 인명 피해 보상이 상대적으로 희석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방정부 한계 넘어 중앙 협업으로 제도 개선

이번 개선은 지방정부 단독으로는 해결이 어려웠던 구조적 문제를 중앙정부 협업을 통해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조물배상보험이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운영 구조에 묶여 있어 지자체 단독 개선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는 문제를 분석해 국민권익위에 공식 제안했고, 권익위는 실태조사와 의견수렴을 거쳐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전국 광역지자체에 권고했다.

“사후 보상 넘어 예방까지”…정책 과제는 여전

다만 이번 조치는 어디까지나 ‘사후 보상체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고 발생 자체를 줄이기 위한 구조적 대응은 여전히 별도의 과제로 남는다.

국민권익위 측은 “보상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고 예방이 우선”이라며, 노후 인프라 관리와 선제적 점검 체계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 역시 “중앙정부와의 협업을 통해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추가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명일동 사고 이후 커진 시민 불안을 반영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고 이후’에 집중된 정책이라는 한계도 분명하다.
노후 하수관 교체, 지반 탐사 기술 고도화, 위험지역 선제 관리 등 예방 중심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보상체계 개선은 결국 반복되는 사고의 사후 수습에 머무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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