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나타난 ‘현직 프리미엄 포기’ 현상은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압력의 결과다. 특히 서울 마포구의 박강수 사례는 이 흐름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성과는 넘치는데 왜 사임했나”…표면과 다른 현실
박강수 구청장은 행정 성과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현직 프리미엄 보유자’다.
- 공약 이행률 98%대
- ‘효도밥상’, ‘레드로드’ 등 대표 정책
- 행복지수·생활만족도 서울 1위
실제로 그는 재임 기간 동안 23만 건 이상의 민원 처리와 600회 이상의 현장 행정을 강조하며 재선 도전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난 4월 13일 구청장 신분을 유지하지 않고 예비후보 등록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성과형 현직조차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핵심 사례다.
핵심 변수 ① 윤리 리스크와 공천 불확실성
박강수 케이스의 본질은 도덕성·자격 논란 리스크 관리다.
- 가족 언론사 주식 문제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인정 판결
- 선거 출마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 발생
이후 당 지도부가 징계 효력을 정지하며 출마 길은 열렸지만, 이미 정치적 리스크는 현실화된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현직 유지’는 오히려 공격 포인트가 된다. 따라서 사임 후 예비후보 전환은 리스크를 선거 국면으로 흡수하는 전략이다.
핵심 변수 ② “현직”보다 “후보”가 유리한 선거 구조
박강수 구청장은 출마 선언에서 “시작한 사람이 끝까지 책임진다” 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프레임 전환이다.
현직일 때는 행정 평가 대상이지만 예비후보일 때는 ‘성과를 가진 도전자’가 된다.
즉, 행정 책임 프레임을 성과 경쟁 프레임으로 이동시켰다.
특히 한강벨트처럼 중도층이 많은 지역에서는 “현직 권력”보다 “성과 기반 경쟁자”가 더 유리하게 작동한다.
핵심 변수 ③ 공정성·선거법 리스크 선제 차단
현직 유지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할 경우 행정 동원 의혹, 예산 활용 논란, 조직 동원 프레임이 불가피하게 따라붙는다. 박강수는 과거 선거법 위반 논란까지 경험한 인물이다.
이런 이력까지 고려하면 “현직 유지 = 리스크 증폭”구조가 된다. 따라서 사임은 방어적 선택이 아니라 공격을 차단하는 선제적 선택이다.
핵심 변수 ④ 중앙 정치와의 거리두기
이번 지방선거는 사실상 ‘정권 평가 선거’ 성격이 강하다.
윤석열 정부 이후 정치 지형 변화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편된 여론 등 이 상황에서 현직 구청장은 자연스럽게 기존 정치 책임과 연결된다.
반면 박강수처럼 예비후보로 전환하면 “정당 후보”가 아니라 “성과 기반 개인 후보”로 포지셔닝 가능하다.
즉, 중앙 정치 리스크를 지역 행정 성과로 희석하는 효과다.
프리미엄은 사라진 게 아니라 ‘형태가 바뀌었다’
박강수 사례는 명확하다.
현직 프리미엄이 약해진 게 아니라 그 활용 방식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직위 자체가 경쟁력이었으나 현재는 직위를 내려놓는 방식이 경쟁력이 되었다.
특히 윤리 리스크, 공천 불확실성, 중앙 정치 변수, 공정성 프레임 등 이 네 가지가 겹치는 순간 현직은 ‘자산’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그렇다면 유권자는 이 선택을 어떻게 볼 것인가.
책임 있는 결단인가, 정치적 회피인가
박강수의 선택은 단순한 개인 전략을 넘어 지방선거 구조 자체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다.
이번 선거의 핵심은 결국 이것이다.
“현직이 유리한가, 아니면 현직을 내려놓은 후보가 더 유리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