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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이상은 컸지만 안전망은 없었다

2026-07-13 14:19 | 입력 : 마포저널

녹색친구들 보증금 사태…청년 주거복지 실험, 제도 개선 요구 커져
피해자·시민단체·정치권, 7월 12일 간담회 열고 공공 책임 촉구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주택."

2015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사회주택 제도를 도입하면서 내세운 비전이다. 공공이 토지를 제공하고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이 주택을 공급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제공하겠다는 새로운 주거복지 모델이었다.
녹색친구들 대조점 전경
'녹색친구들' 대조점 전경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 국내 대표 사회주택 운영사였던 ㈜녹색친구들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사태를 맞으면서 사회주택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회주택은 어떻게 시작됐나

사회주택은 공공임대와 민간임대의 중간 형태다.

서울시와 SH, LH 등이 토지를 확보하거나 금융을 지원하면 사회적기업이 건물을 건설·운영하고 청년들에게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서울시가 추진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장기간 저렴하게 임대하고 민간이 건물을 소유·운영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당시 공공임대주택 공급 한계를 보완하고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할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 성공 사례가 하루아침에 피해 현장으로

녹색친구들은 사회주택의 상징적인 운영사였다.

2015년 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1호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성산동과 연남동, 대조동, 창천동, 고양 삼송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최근 자본잠식과 경영 악화로 운영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했다.
현재 확인된 피해는 서울 연남·대조·성산·창천과 경기 삼송 등 5개 사회주택에서 발생했다.
피해 세대는 현재까지 14세대이며, 피해 보증금만 14억 원이 넘는 것으로 피해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청소용역 대금 체불, 승강기 관리 중단, 건물 유지관리 부실 등으로 주거환경까지 크게 악화됐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공공을 믿고 입주했는데"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공공기관의 책임이다.

피해자들은 서울시와 SH, LH, HUG가 참여한 공공사업이라는 점을 믿고 입주했지만 사고가 발생하자 어느 기관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업 초기부터 자본잠식 등 부실 징후가 있었음에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사태 발생 이후에도 기관들은 "소관이 아니다", "법률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토지 소유주와 사업관리 주체가 SH, LH, HUG 등으로 복잡하게 나뉘면서 기관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피해자들은 "공공이 사업자를 선정하고 공공의 이름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정작 피해가 발생하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사회주택을 살릴 것인가"

지난 12일 은평구 녹색친구들 대조점 커뮤니티실에서는 '사회주택 녹색친구들 운영파탄 문제 해결을 위한 의원 간담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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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친구들 대조점 커뮤니티실에서 피해 당사자들과 서울시 의원 마포구 의원이 사태의 전말과 향후 대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녹색친구들' 대조점 커뮤니티실에서 피해 당사자들과 서울시 의원, 마포구 의원이 사태의 전말과 향후 대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녹색친구들 전세피해 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민달팽이유니온, 서울시의회 이소라 의원, 함대건 의원, 곽인혜 의원, 마포구의회 장정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공공기관의 책임 규명과 함께 피해 주택 공공 매입, 보증금 보전 방안, 주택 관리 정상화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피해자들은 특히 사회주택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일반 전세와 달리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도 가입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하며 "공공이 설계한 제도의 허점을 청년 세입자들이 떠안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회주택의 실패인가, 제도의 실패인가

이번 사태를 두고 전문가들은 사회주택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제도 설계의 문제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회주택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운영하는 구조지만 운영사에 대한 재무 건전성 심사와 사후 관리, 보증금 보호장치가 충분하지 않았다.
특히 운영사가 부실해질 경우 공공이 개입할 수 있는 법적 장치도 미흡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 재무 건전성 상시 평가, 공공의 대위변제 제도 명문화, 공익적 임대주택 통합법 제정, 공공의 관리·감독 책임 강화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번 사태도 청년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SH 홈페이지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고, 임차인은 면접까지 감수했지만 정작 임대인에 대한 정보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사실이다.

사회주택은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출발한 정책이다.

그러나 녹색친구들 사태는 공공의 이름으로 추진되는 주거정책일수록 공공의 책임 역시 명확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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