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탄소(Ghost Carbon)는 공식 통계나 기업의 탄소배출량 산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거나, 배출 주체가 불분명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탄소배출을 뜻하는 개념이다. 국제적으로 법률이나 회계기준에서 확립된 공식 용어는 아니지만, 기후변화와 탄소회계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탄소', '숨겨진 탄소(Hidden Carbon)'를 설명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입하면서 발생한 탄소배출이다. 제품은 해외 공장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생산국의 배출량으로 집계되지만, 실제 소비는 수입국에서 이뤄진다. 이처럼 생산과 소비가 분리되면서 어느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지 모호해지는 탄소가 유령탄소로 불린다.
디지털 산업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유령탄소가 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인공지능(AI) 연산, 데이터센터 운영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지만 이용자는 자신의 디지털 활동으로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배출되는지 체감하기 어렵다. 이메일 저장, 동영상 스트리밍, AI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 역시 유령탄소의 사례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배출량뿐 아니라 공급망 전체와 소비 과정까지 포함하는 전 생애주기(LCA) 와 소비 기반 탄소배출량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기업들이 스코프 3 관리와 공급망 탄소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유령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유령탄소는 단순히 새로운 환경 용어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책임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으로 탄소중립 정책은 눈에 보이는 배출량뿐 아니라 통계 밖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탄소'까지 얼마나 정확하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