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 중인 종묘 인근 재개발 계획을 두고 ‘세계유산 종묘의 경관과 가치 보존을 위해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시민 사회의 뚜렷한 다수 의견으로 확인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4곳이 11월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응답자의 69%는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도심 노후지구 재생을 위해 초고층 빌딩 개발을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개발 제한 필요성을 지지하는 응답이 3배 이상 높은 셈이다.
연령별·지역별·정당별 분석
7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개발 제한 의견이 과반을 넘어섰다. 특히 30대(73%)와 40대(83%)는 보존 필요성에 강한 공감을 보였다. 70세 이상에서는 개발 제한 48%, 개발 허용 34%로 상대적으로 허용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모든 지역에서 개발 제한 응답이 우세했다. 그중 광주·전라(84%), 대구·경북(61%)에서 보존 필요성에 대한 지지가 특히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87%), 조국혁신당 지지층(86%)에서 개발 제한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개발 제한 46% 대 개발 허용 43%’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종묘는 단순한 역사 유적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화경관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개발 효율성보다 문화유산 보존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인식이 분명히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젊은 세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연령층이 재개발보다 경관 보존을 선택했다는 점은 서울시가 향후 정책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강력한 신호다. 서울을 하나의 지방자치단체라고 인식하고 자치단체장의 임의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 오세훈 시장의 정책에 대한 경고가 되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의 반영일 것이다.
환경·문화 자산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남기는 일은 행정의 중요한 책무다. 이번 여론은 종묘 일대 개발 계획을 둘러싼 정책 판단에서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근거가 될 것이다.
조사 개요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사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6.5%였다.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공동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