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회를 둘러싼 제도 변화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마포구가 주민자치회와 자치회관 운영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조례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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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마포구 홈페이지 |
주민자치회 운영의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려는 취지지만, 주민 참여 범위와 위원 임기, 주민총회 이후 계획을 행정에 반영하는 절차 등을 살펴보면 강동구 조례와 차이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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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성형 AI로 표 정리함 |
행정안전부는 지난 6월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종료하고 전면 시행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참고조례 전부개정안을 배포했다.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주민자치회 제도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데 따른 것이다. 10월 15일 시행인 개정 지방자치법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입법은 서대문구는 구의회 의장이 조례안을 입법예고했고, 종로구, 마포구, 구로구, 중랑구는 구청장이 입법예고했다. 강동구, 서대문구, 중랑구는 10월 15일자 시행으로 조례를 개정했다.
행안부가 제시한 방향은 주민자치회 참여 문턱을 낮추고 주민총회의 권한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주기간 1년 요건을 삭제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에게 참여 자격을 부여하는 한편, 주민총회에서 다룰 수 있는 의제와 지역 행정·예산의 연계를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다만 행안부 발표는 참고조례 개정안의 주요 방향을 설명한 자료다. 실제 조례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각 자치구의 조문을 따로 살펴봐야 한다.
위원 자격부터 차이…강동구는 ‘지역 활동자’까지 참여 폭 넓혀
두 자치구의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대목은 주민자치회 위원 자격이다.
마포구 개정안은 만 18세 이상으로 해당 동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주민이나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을 위원 자격 대상으로 규정했다.
반면 강동구는 해당 동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 뿐 아니라, 동에 소재한 사업장에서 일하거나 학교·기관·단체에 속한 사람도 위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에서 일하거나 활동하지만 거주지는 다른 사람도 주민자치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힌 것이다.
행안부 역시 참고조례 개정 방향에서 사업장·학교·기관 임직원 등의 분과위원회 참여 확대를 제시했다. 다만 강동구는 이들의 위원 자격 자체를 인정하는 반면, 마포구 개정안은 지역 사업장·학교·기관 종사자 등이 분과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세칙으로 정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주민자치회를 해당 동에 거주하는 주민 중심으로 구성할 것인지, 지역에서 일하고 활동하는 사람까지 폭넓게 포괄할 것인지에 대한 차이다.
위원 구성 방식에도 두 자치구 모두 공개모집 인원을 60% 이상으로 하고 추천 인원은 40% 이내로 제한한다. 성별 편중을 막기 위해 특정 성별이 6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규정도 공통으로 둔다.
그러나 강동구는 40세 이하 위원을 최소 15% 포함하도록 구체적인 청년 비율을 명시했다. 마포구 개정안은 청년·중장년층과 사회적 약자의 대표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한다는 방향을 제시하지만, 청년 비율을 별도의 수치로 정하지는 않았다.
위원 임기는 같지만 연임은 마포가 더 길어
위원 임기와 연임 기준도 다르다.
강동구 조례는 위원 임기를 2년으로 하고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마포구 개정안은 임기를 2년으로 정하면서 두 차례까지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마포구 개정안에는 위원 구성의 연속성을 고려한 장치도 포함됐다. 재위촉 때는 원칙적으로 추첨을 하되, 운영의 안정성을 위해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내에서 우선 재위촉할 수 있도록 했다. 연임 제한 횟수에 도달했더라도 공개모집 결과 지원자가 최소 인원에 미달하면 신규 지원자와 같은 조건으로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위원 규모 역시 다르다.
강동구는 주민자치회 위원을 최대 45명으로 규정했다. 마포구는 최소 20명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인원은 운영세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마포구가 위원 규모와 연임 운영에 일정한 자율성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운영의 대표성과 안정성이 확보될지는 위원 모집과 구성 과정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민총회 결과, 행정이 언제 어떻게 답하나
주민자치회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은 주민총회와 자치계획이 행정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다.
강동구와 마포구 개정안은 모두 주민총회를 통해 동 행정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 지역계획과 주민참여예산 사업 등을 논의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총회 개최 전 한 달 동안 홍보와 주민설명회, 의견 수렴을 진행하도록 하고 사전투표도 가능하게 하는 등 주민 참여 절차를 마련했다.
마포구 개정안은 여기에 온라인 참여를 허용하고, 주민총회 결과와 회의록을 한 달 이내에 공개하도록 명시했다. 주민총회가 단순한 연례행사에 그치지 않고 주민의 의견과 결정 내용을 공개적으로 남기도록 한 것이다.
자치계획을 행정에 전달하고 회신받는 기간은 서로 다르다. 강동구는 주민총회 의결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자치계획을 구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구청장은 계획을 받은 뒤 1개월 이내에 검토 및 반영 결과를 통보하도록 했다.
마포구 개정안은 주민총회에서 의결한 자치계획을 1개월 이내에 구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구청장은 제출받은 뒤 2개월 이내에 시행계획과 검토 결과를 회신해야 한다. 이후 주민자치회가 이를 반영해 계획을 확정·의결하고 공개하는 절차를 둔다.
마포구는 자치계획 제출 시한을 더 짧게 잡은 반면, 구청장의 회신 기간은 강동구보다 길게 설정했다. 다만 회신 기간만으로 어느 쪽이 주민자치를 더 충실히 보장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주민총회에서 나온 의견이 실제 행정계획과 예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반영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주민에게 충분히 설명되는지다.
행안부가 제시한 ‘확장된 주민자치’, 마포안에는 어디까지 담겼나
행안부 참고조례 개정안은 주민자치회의 참여 문턱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민총회 의결 사항을 운영세칙 제·개정, 연계 법인 운영, 주민조례발안 청구 추진 등으로 확대하고, 자치계획과 주민참여예산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동 관련 주요 시책과 예산사업 정보를 주민자치회에 사전에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회적협동조합 등 연계 법인을 설립해 공공서비스 위탁이나 수익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마포구 개정안에도 사무국 설치, 행정·재정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홍보물품 제공 등 주민자치회 운영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계감사 결과를 주민총회에 보고하고 주민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한 마포구 개정안 조문에서는 행안부가 제시한 연계 법인의 설립·운영 근거와 주민조례발안 청구 추진을 주민총회 의결 사항으로 명시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주요 시책과 예산사업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도록 하는 규정도 행안부 발표의 주요 방향과 나란히 놓고 볼 때 추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는 마포구 개정안에 주민자치회 관련 지원 장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주민자치회를 행정의 의견수렴 창구를 넘어 지역 문제 해결과 공공서비스 수행의 주체로 확장하려는 행안부의 방향이 마포구 조례안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11월 4일까지 의견 수렴…주민자치의 범위 논의해야
마포구의 「자치회관 설치 및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은 10월 15일 입법예고됐다. 의견 제출 기한은 11월 4일까지다. 현재는 확정·시행된 조례가 아니라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다.
이번 개정안은 주민자치회 운영과 자치회관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조례를 새롭게 정비하는 것만으로 주민자치가 실질적으로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누가 주민자치회에 참여할 수 있는지, 주민총회의 결정이 행정과 예산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주민에게 그 결과를 어떻게 공개하고 설명할지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강동구와 마포구의 조례를 비교하면 주민자치회의 참여 범위와 운영 방식에 서로 다른 선택이 나타난다. 마포구가 주민 중심의 구성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지역에서 일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참여를 어디까지 넓힐지, 주민총회에서 나온 제안이 행정의 답변과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어떤 장치를 보완할지가 입법예고 기간에 살펴볼 쟁점이다.
주민자치회가 주민 의견을 듣는 기구에 머물지, 주민이 지역의 계획과 사업을 함께 결정하고 실행하는 기구로 나아갈지. 이번 조례 개정은 그 방향을 구체화하는 과정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