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누구나 필요할 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생리대 지원사업이 전국 12개 기초지방정부에서 시범 운영된다. 정부는 기존 저소득층 청소년 중심의 생리용품 지원을 넘어 모든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새로운 공공서비스 모델을 본격 도입한다.
성평등가족부는 9일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 대상 지역을 확정하고, 공공생리대의 공식 브랜드명을 '모두의 생리대'로 정했다고 밝혔다. 브랜드명에는 "필요한 순간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 필수재"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시범사업 대상지는 ▲서울 광진구·은평구 ▲경기 광명시·수원시 ▲충남 서천군 ▲대전 중구 ▲전북 정읍시 ▲전남 목포시 ▲광주 북구 ▲경북 구미시 ▲경남 거창군 ▲제주시 등 전국 12곳이다. 이들 지역에는 모두 700여 대의 공공생리대 지급기가 순차적으로 설치된다.
기존 취약계층 지원에서 '보편적 접근'으로 확대
정부는 현재 운영 중인 취약계층 청소년 대상 생리용품 바우처 사업과 별도로, 누구나 긴급하게 생리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지급되는 생리대는 가격과 품질, 공급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으며, 중형 생리대 2개를 1팩으로 소포장해 전용 지급기를 통해 위생적으로 제공된다.
도서관·행정복지센터·대학가까지 설치
생리대 지급기는 행정복지센터와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지역 여건에 따라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와 상업시설 인근, 대학가, 산업단지 내 공공시설 등에도 설치된다.
지급기는 두 종류로 운영된다. 수동 지급기(디스펜서형)는 약 300대, 자동 지급기(IoT 자판기형)는 약 400대가 예정되어 있다.
자동 지급기는 이용량과 재고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버튼을 누른 뒤 최대 20초의 대기시간을 설정해 과도한 사용을 방지한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 기능도 적용된다. 수동 지급기는 설치와 관리가 간편해 다양한 공공시설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내년 전국 확대 검토
시범사업은 지난달 공모에 참여한 32개 지방정부 가운데 심사를 거쳐 선정된 12개 지자체에서 운영된다.
정부는 이용 실적과 정책 효과, 현장 만족도 등을 종합 평가한 뒤 2027년부터 전국 단위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별 지급기 설치 장소는 7월 중 성평등가족부와 각 지방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정부 공공생리대인 '모두의 생리대' 도입은 필요한 순간 누구나 안심하고 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첫걸음"이라며 "국민 건강권 향상과 생리대 가격 부담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생리용품을 취약계층 복지의 영역에서 공공 인프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외에서는 공공기관과 학교 등에 무료 생리용품을 비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보편적 복지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험하게 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예산 지속성, 무분별한 이용 방지, 지급기 유지관리, 지방정부의 재정 분담 등이 사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시범사업 결과가 향후 전국 확대의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