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해온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2024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독재를 시도한 범죄”라며 “양형에 참작할 사유는 없고, 사형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민주공화국에서 독재 시도…법정 최고형 불가피”
내란특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혐의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금고)뿐으로, 법원이 유죄를 인정할 경우 정상참작을 하더라도 최소 2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형이 선고된다.
특검은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초래한 헌정질서 파괴와 국민이 겪은 혼란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책임을 부인하고 왜곡된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고성 계엄’은 궤변…준비·실행 모두 헌정 파괴”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해온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경고성 계엄’에 대해 특검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검은 비상계엄 준비 과정, 계엄 선포 당일의 실행 양태, 작성·교부된 문건들을 종합하면 “계엄이 실행될 경우 헌법 개정을 통한 권력 독점과 장기집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이는 단순한 권한 남용이나 정치적 판단 착오가 아니라, 헌법 질서를 근본적으로 전복하려 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반국가세력은 누구였나…국회·선관위 무장 진입”
특검은 이번 사건을 ‘반국가적 범죄’로 규정했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무장 군인이 진입하고,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가 논의된 점을 들어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이 명분으로 내세웠던 ‘반국가세력’이 실질적으로 누구였는지가 명확히 드러난 사건”이라며 “국민의 자유와 생존, 국가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침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사형 구형은 집행의 문제가 아니라 사법적 선언”
특검은 한국이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가라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사형 구형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특검은 “사형 구형은 단순히 형 집행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 공동체가 헌정 파괴 범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사법적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90분 최후진술에도 사과·반성은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은 약 90분간의 최후진술에서 끝내 사과나 반성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특검 수사를 “광란”, “망상과 소설”에 비유하며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쿠데타를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방청석에서는 그의 발언에 웃음과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김용현 무기징역 등 관련자 줄줄이 중형 구형
특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하는 등 주요 관련자들에게도 중형을 요청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징역 15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징역 12년), 윤승영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징역 10년), 김용군 전 국방부 수사단장(징역10년) 등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특검은 “전두환·노태우 내란에 대한 단죄 이후에도 친위쿠데타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확인됐다”며 “과거보다 더 엄정한 단죄를 통해 헌정질서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시간에 걸친 결심공판은 14일 새벽 2시 25분에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결론은 오직 헌법과 법률, 증거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1심 선고는 오는 2월 19일 오후 3시에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