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한파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운동을 가장 먼저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야외 운동시설은 사실상 ‘비수기’에 들어가고, 생활체육은 개인의 의지나 민간 시설에 의존하게 된다. 포천시와 의정부시는 이러한 겨울철 운동 공백을 행정이 책임져야 할 영역으로 보고, 비닐터널 형태의 육상트랙을 설치해 시민들의 ‘겨울 운동권’을 지켜냈다.
포천시는 포천종합운동장 육상트랙에 ‘동계맞춤형 육상트랙’을 설치하고, 작년 12월 13일 개장식을 열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겨울철 한파로 야외 운동 공간 이용이 제한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생활체육 정책의 일환이다. 혹한기에도 시민과 육상인이 꾸준히 운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체력 관리와 경기력 유지를 동시에 고려했다.
동계맞춤형 육상트랙은 기존 종합운동장 육상트랙을 그대로 활용해 조성됐다. 총 400m 길이의 트랙 전 구간에 비닐터널을 설치해 눈과 비, 바람을 차단했고, 6개 레인은 달리기 전용(1~4레인)과 걷기 전용(5~6레인)으로 구분해 이용자 간 충돌을 최소화했다. 별도의 대규모 시설 신설이 아닌, 기존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인 점이 특징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겨울에도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다”, “행정이 시민 생활을 세심하게 살폈다”는 평가가 이어졌고, 이는 다른 지자체의 관심으로까지 확산됐다. 포천시에는 예산 규모와 설치 방식, 운영 노하우를 묻는 문의가 잇따랐고, 실제로 의정부시가 뒤이어 같은 방식의 비닐 경주로 설치에 나섰다.
의정부시는 1월 5일부터 의정부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내 400m 육상 경주로에 비닐 경주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동절기에도 체육시설을 ‘닫지 않는 행정’을 선택한 것이다. 트랙은 엘리트 선수 전용 구간과 시민 달리기·걷기 구간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간이 대기공간과 휴식시설도 함께 마련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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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 종합운동장 육상 경주로에 설치된 모습 - 출처 - 의정부시 홈페이지 |
포천시의 시도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동절기 운영이 끝난 뒤 비닐터널을 철거하는 대신, 한탄강으로 옮겨 꽃씨와 모종을 키우는 공간으로 재활용해 ‘한탄강 봄가든 페스타’로 연결할 계획이다. 생활체육 시설을 계절 순환형 공공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으로, 예산 효율성과 행정의 지속성을 함께 고려한 사례로 평가된다.
생활체육은 대규모 체육관이나 상징적인 시설보다, 시민이 매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체감된다. 포천과 의정부의 비닐터널 육상트랙은 ‘작은 시설’이지만 시민 일상에 미치는 효과는 분명하다. 겨울철에도 운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한 이 선택은, 생활체육이 단순한 여가 정책이 아니라 시민 건강을 지키는 기본 행정이라는 점을 다시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