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역사관 주입 및 댓글 조작 혐의로 논란을 빚고 있는 교육단체 ‘리박스쿨’이 보수 성향 교원노조인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두 단체는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교육정책 협력과 행사 개최 등에서 잇따라 연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리박스쿨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대한교조를 ‘협력 단체’로 소개하며 “국가교육 정상화 운동”을 함께 펼치는 주요 파트너로 명시하고 있다. 이들은 공동 홈페이지를 개설해 ▲학생인권조례 폐지, ▲교사 권한 강화 등을 핵심 아젠다로 내걸고 활동해왔다.
양 단체의 연대는 최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23년 10월, 보수 성향 교육·시민단체들이 결성한 ‘국가교육개혁 국민협의회’에서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와 대한교조 조윤희 위원장이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에도 두 단체는 공동 북콘서트(2023년 11월), ‘기후위기 허구론’ 출판기념회(2024년 4월) 등을 함께 개최하며 조직적 유대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대한교조가 지난해 9월 발간한 대안 교과서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는 리박스쿨과의 협력 속에 만들어졌다. 해당 교과서는 “현행 교과서가 역대 대통령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한다”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서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손 대표는 “이렇게 훌륭한 ‘찐 우파’ 선생님들이 계셨는데 우리가 몰랐다”며, “이분들과 함께 회원 수를 늘리며 동고동락하는 관계가 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대한교조는 2008년 뉴라이트 교사연합 출신 두영택 전 대표가 초대 위원장으로 출범한 단체다. 최근 인천 지부를 포함해 서울, 경기, 부산, 대전, 전남, 경남 등 총 7개 지부를 정비했다.
대한교조는 ‘수업 잘하는 교사’, ‘책임감 있는 교사’, ‘올바른 교육을 전하는 조력자’를 지향하며, ▲현장 지향 활동 강화 및 교사들의 교권 보호, ▲정책 조직 활성화 및 교섭권 강화,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구 활동 지원 등 세 가지 기조를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교원의 지방직화 반대, 교원평가제 개선, 학교 단위 교권보호위원회 운영 강화, 초등 돌봄의 지자체 이관과 자격증 보유 교사의 참여 확대, 회복적 생활교육의 적용, 학생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는 콘텐츠 허브 구축 등을 주요 실천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대한교조 본부는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위치해 있다.
오랜 기간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교육정책 핵심 파트너로 급부상했다.
지난 5월 15일 스승의 날, 대한교조는 김 후보에게 ▲학생인권조례 폐지, ▲정치 편향 차단, ▲교사 평가제 개선 등 31개 항의 교육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김문수 후보 외에 김용태 공동선대위원장, 조정훈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 등 국민의힘 핵심 인사들이 배석했다.
교육계에선 김 후보가 전통적인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이 아닌 대한교조를 선택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교육부는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리박스쿨의 대표가 지난해부터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정책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사태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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