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쇄신은커녕 집안싸움”… 갈라지는 국민의힘, 차기 당권 놓고 ‘정면충돌’
    • 한동훈-나경원 공개 설전, 윤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영화 관람까지… 총선 참패 후 국민의힘은 어디로?
    • 6.3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차기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직 전당대회 일정조차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영화관람,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김문수후보 지지 선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 친윤계의 '당권거래 의혹'에 공개 비판이 이어지면서 친윤 대 비윤, 친한 대 친윤 간의 대립 구도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 윤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영화 관람, 갈등의 불씨

      갈등의 신호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공개 관람하면서 터졌다. 윤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극우 음모론에 힘을 싣는 듯한 메시지를 내자,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직격하며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김문수 대선 후보에게도 “부정선거 음모론과 단호히 결별할 것”을 촉구하며 선대위 참여를 거부한 채 개별 유세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전 의원은 한 전 대표 측의 행보를 정조준했다. 나 의원은 “이재명의 거짓보다 우리 허물에 소금 뿌리는 것이 더 시급한가”라며, 한동훈-친한계의 내부 공격이 결국 당 전체의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을 내놨다.

      ■ “구태 친윤 vs 사이다 한동훈”... 이념·세대 갈등이 당권 싸움으로

      이번 충돌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핵심은 ‘누가 차기 리더가 되어 당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주도권 싸움이다. 윤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친윤계는 여전히 당내 조직력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반면, 한동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개혁 성향 신주류는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세대교체를 외치고 있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측이 제기한 ‘당권과 대선후보 단일화 맞교환’ 의혹은 폭발력을 지닌 사안이다. 한 전 대표는 “승리를 위한 단일화는 찬성하지만, 구태 친윤 세력의 숙주 찾기식 단일화는 단호히 반대한다”며 당권 거래 의혹을 정면 비판했다. 배현진, 박정훈, 정연욱 등 친한계 인사들 역시 한목소리로 친윤계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22일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는 안한다고 천명했다.

      ■ 지도부는 공백, 당권은 혼전… “쇄신은 누가 하나?”

      김문수 후보는 이런 당내 갈등에 대해 “당권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국민의 눈에는 이미 당권을 둘러싼 세력 싸움이 본격화된 것으로 비친다. 이 와중에 당의 공식 지도부는 여전히 공백 상태다. 김용태 비대위원장 체제가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채, 계파 간 난타전만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지금 “쇄신”과 “단결”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서로를 향한 날 선 비난과 과거사 소환, 정치적 유불리를 겨눈 공격만이 난무한다.

      총선 참패 이후 쇄신의 기회는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그 기회를 정치적 암투로 흘려보낸다면, 국민의힘은 2027년 대선은커녕 지방선거에서도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당의 외부 위기보다 내부의 자해가 더 치명적인 법이다. ‘대통령 없는 여당’은 태생적으로 불안정하지만, 리더십의 진공을 계파 경쟁으로만 채운다면 결국 그 책임은 고스란히 국민이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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