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이 2026년 7월 16일부터 8월 14일까지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조사한 결과,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강북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의 평균 점수는 61점이었다. 마포구는 86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관악구 83점, 은평구 82점, 중랑구 77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평가는 단순히 1회용품 사용량을 측정한 결과가 아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행의지 30%, 이행능력 70%로 나눠 조례와 예산, 청사·행사에서의 사용 제한 및 관리·감독, 다회용기 인프라, 실태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마포구의 86점은 ‘실제 1회용품이 몇 개 줄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라기보다 정책을 실행할 제도와 관리 체계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한 점수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마포구, 현장에서는 적극적으로 관리
서울환경연합 조사에서 마포구가 높은 점수를 받은 배경에는 청사 내에서의 지속적인 관리가 있었다.
마포구는 조사 답변에서 내부·외부회의와 구가 주관하거나 후원하는 행사 등을 ‘1회용품 없는 회의·행사’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전 부서와 산하기관에 1회용품 없는 청사 추진계획을 안내하고, 청사 내 1회용품 반입 제한을 매일 안내방송으로 알리는 한편 매월 10일을 ‘1회용품 없는 날’로 운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청사 내 카페에서도 1회용품 사용과 반입을 제한하고 다회용기 이용을 유도하는 등 행정기관 내부에서 일상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마포구는 다회용품 제공, 텀블러 세척기, 다회용기 수거함, 행사 다회용기 지원 등의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구청사 내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별도 예산으로 136만원을 편성해 7월 31일 기준 전액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회용기 문화 확산 등을 포함한 별도 예산은 5,050만원이었지만 같은 시점까지 집행액은 340만원으로 집행률 6.7%였다.
그런데 조례에서는 ‘미포함’
문제는 제도적 기반이다.
서울환경연합에 의하면 24개 자치구 가운데 21곳은 조례에 구청사 내 1회용품 사용 제한 또는 권고·권장 조항을 두고 있었다. 이 가운데 9곳은 ‘제한’, 12곳은 ‘권고·권장’ 방식이었다.
마포구는 도봉구·양천구와 함께 이 조항이 조례에 포함되지 않은 3개 자치구에 들어갔다.
구가 주관·주최·후원하는 행사에서 1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조항도 23개 자치구가 조례에 담고 있었지만, 마포구는 유일하게 해당 조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사 내 1회용품 사용·제공 현황을 조사하도록 하는 조항 역시 18개 자치구가 두고 있었지만 마포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직원 대상 교육·홍보 조항도 20개 자치구에 있었지만 마포구 조례에는 없었다.
즉, 마포구는 조례보다 행정 실무가 앞서 있는 구조다.
4월 조례 개정 시도했지만 보류
이 같은 제도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마포구는 올해 4월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마포구의회 제283회 임시회 복지도시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마포구는 공공기관 청사 내 1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에는 공공기관의 정의를 신설하고, 1회용품 사용 저감을 위한 추진계획 수립·시행을 의무화하며, 공공기관의 1회용품 사용·제공 제한 등의 내용을 담았다.
당시 마포구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1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기존 지침이 있었지만, 시민단체의 25개 자치구 점검에서 마포구청으로 1회용품을 들고 들어오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마포구 조례에 청사 반입을 제한하는 조항이 없다는 점을 확인해 개정안을 상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조례안의 강제성, 재난 상황에서의 예외 적용, 민간위탁 관련 규정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결국 복지도시위원회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개정안을 보류했다. 다음 날 열린 본회의에서도 해당 개정안이 보류됐음이 공식 보고됐다.
서울환경연합은 이에 대해 마포구가 높은 현장 실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관련 내용이 조례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잘하고 있다’에서 ‘얼마나 줄였나’로
마포구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제도와 실행 사이의 간극이다.
현재 마포구는 청사 반입 제한 안내, 회의·행사 관리, 다회용기 인프라 등 실제 행정에서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환경연합 평가에서 86점을 받아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한 것도 이 같은 실행력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평가점수만으로 마포구청에서 발생하는 1회용품이 실제로 얼마나 감소했는지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실제로 이번 평가에서도 ‘실태조사’는 별도의 평가항목으로 설정됐다. 2025~2026년 청사 내 1회용품 사용 실태조사를 실시했는지, 그 결과를 구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는지를 평가했다.
마포구의회 회의에서도 ‘누구나 카페’의 1회용 컵 사용량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당시 마포구 담당자는 일일 사용량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답하면서, 행정지도 이후 현재는 테이크아웃에만 1회용품을 사용하고 매장에서는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으로 마포구가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했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줄였는가’를 측정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청사에 안내방송을 몇 번 했는지, 텀블러 세척기를 설치했는지, 다회용기를 지원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인 정책 목표는 1회용품 발생량을 줄이는 데 있기 때문이다.
마포구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성과를 일회성 캠페인이나 행정 내부의 실천에 머물게 하지 않고 조례와 예산, 실태조사와 공개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이미 하고 있는 일을 조례에 담고, 실제 사용량과 감축량을 측정해 공개한다면 마포구의 ‘86점’은 단순한 평가점수가 아니라 주민이 확인할 수 있는 자원순환 정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