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9기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동별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공개하는 행정, 깨끗한 행정"을 말했다. 좋은 말이다. 나는 그 말을 기준 삼아 이 대화를 지켜봤다. 무엇을 듣는가, 그리고 들은 것을 어떻게 남기는가.
동별 주민과의 대화는 마포TV로 라이브 중계된다. 그러나 다시보기는 되지 않는다. 지나간 동의 영상은 올라오지 않고, 왜 올리지 않는지에 대한 안내도 없다. 다시보기 없는 중계는 '순간의 노출'일 뿐이다. 그 시간에 접속하지 못한 주민은 우리 동에서 구청장이 무엇을 약속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동별로 답변이 어떻게 달랐는지 비교할 수 없고, 그 약속이 지켜졌는지 추적할 수도 없다.
"공개하는 행정"을 말한 바로 그 자리가, 지나고 나면 확인할 수 없는 방송이 된다. 이보다 선명한 역설이 있을까. 공개하는 행정이라면 라이브보다 아카이브가 먼저다. 기록이 있어야 검증이 가능하고, 검증이 가능해야 약속이 지켜진다. 방송이 나가는 순간만 공개되고 지나면 사라지는 구조라면, 그것은 공개가 아니라 상영이다. 구 재정이 투입되는 공적 매체 마포TV는 구정을 기록하고 구민의 알권리에 봉사하는 매체인가, 구청장의 연출이 필요한 순간에만 켜지는 채널인가.
민원 접수는 원래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 행정이다. 동주민센터와 구청 민원부서, 주민의 대표인 구의원이 매일 해온 일이다. 그것을 굳이 고위 간부들을 도열시킨 무대로 만들었다면, 최소한 그 무대만큼은 투명해야 한다. 접수된 민원이 어떤 절차로, 언제까지, 어떻게 처리되는지, 그 결과가 주민에게 어떻게 환류되는지 — 공개되는 것이 없다면 그 대화는 소통이 아니라 연출이다.
구민의 알권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중계한 영상을 올려주는 것, 접수한 민원의 처리 결과를 보여주는 것, 안 되는 것이 있으면 이유를 알려주는 것. 이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을 때, 주민은 주권자에서 관객으로 밀려난다. 관객 앞에서 벌어지는 것을 우리는 쇼라고 부른다.
이에 요청한다. 동별 대화 영상 전체를 마포TV에 업로드해 상시 공개하라. 동별 민원 접수·처리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라. "공개하는 행정"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으로 증명된다. 듣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들은 것을 기록하고, 처리하고, 검증받는 구조가 없다면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 쇼다. 마포구민은 관객이 아니라 주권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