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치인의 ‘학력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명백한 허위 기재가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유권자의 인식을 왜곡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법은 분명하다. 후보자가 학력이나 경력을 사실과 다르게 공표할 경우, 공직선거법 제250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는 만큼 정치인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반대로, 상대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에는 더 무거운 처벌이 적용되며, 경우에 따라 형법 제307조가 성립할 수 있다. 선거 국면에서의 정보 공표는 그만큼 엄격한 법적 책임이 따르는 영역이다.
문제는 법적 판단 기준과 현실 정치의 작동 방식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다.
최근 논란은 허위 기재 여부를 넘어, 유권자의 오인을 유도할 수 있는 ‘오인 유도형 정보 표기’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졸업’과 ‘수료’, ‘정규 학위’와 ‘과정 이수’, ‘대학 본교’와 ‘부설 교육기관’ 간의 차이는 법적으로는 명확하지만, 일반 유권자에게는 충분히 혼동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실은 맞지만 특정 방향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기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서울 마포구 사례에서 확인된다.
마포구 한 시의원 예비후보를 둘러싸고 제기된 ‘최종학력 논란’은 단순한 허위 여부를 넘어 학력 표기 방식 자체에 대한 논쟁으로 번졌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특정 대학과의 연관성이 제기됐고, 특히 대학 부설기관이나 유사 명칭을 둘러싼 인식 혼선 가능성이 핵심 쟁점이 됐다.
이에 대해 해당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출 서류를 근거로 최종학력을 밝히며, 특정 대학 학력을 기재하거나 공표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홍보물 전반에 동일한 학력을 일관되게 표기해 왔다고 주장하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유사한 논란은 경기도에서도 발생했다.
현직 경기도의원 A씨는 학력 표기를 둘러싸고 허위 기재 의혹이 제기돼 선거관리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학위 종류와 학교 명칭 표기의 불일치다.
포털 인물정보에는 A의원이 ‘B대학교 학사’로 기재돼 있었지만, 해당 학교는 A의원 재학 당시 2년제 전문대학이어서 학사 학위 수여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과거 전문대학 명칭 대신 현재의 대학교 명칭만 사용한 점도 논란이 됐다.
선관위 조사 이후 A의원 측은 일부 포털 정보를 수정했지만, 정당 공식 홈페이지에는 기존 학력 표기가 유지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보의 일관성과 책임 범위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A의원은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상태다.
두 사례는 공통적으로 단순한 허위 여부를 넘어,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고 인식되는가라는 문제를 드러낸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거나 판단이 엇갈릴 수 있는 영역이라 하더라도, 유권자가 실제보다 과장된 학력 이미지를 받아들일 경우 정치적 책임 논란은 불가피하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경력 포장’의 일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후보자들은 법적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유리한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유인을 갖게 되고, 그 결과 ‘사실은 맞지만 오해의 여지가 있는 표현’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다. 학력 표기를 표준화하고 ‘졸업·수료·중퇴’ 등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하는 한편, 유권자 오인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학력은 단순한 이력 사항이 아니라, 유권자가 후보자의 전문성과 자질을 판단하는 핵심 정보다.
결국 기준은 분명하다.
법을 지켰는가를 넘어, 정확하게 전달됐는가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