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지방선거 공직 사퇴 마감 3월 5일의 의미
    • 공직선거법 53조로 잇따른 사퇴… 행정 공백 속 위기 대응력 시험대
    • 2026년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선거법상 ‘90일 사퇴 규정’이 정치권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선거일 90일 전인 3월 5일을 기점으로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 언론인 등 입후보 제한직 공직자들의 사퇴 시한이 마감되면서 각 정당의 대진표도 빠르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공직 사퇴 규정과 예비후보 등록 시기, 그리고 선거법 개정 논의가 동시에 맞물리며 지방선거 제도의 형평성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공직선거법의 ‘90일 사퇴 규정’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이전에 공직을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일반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원 등이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인 3월 5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해야 했다. 사직의 효력은 기관장의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사직원이 접수된 시점을 기준으로 인정된다. 행정 절차 지연으로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모든 공직자에게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은 같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재선이나 삼선을 위해 출마할 경우 사퇴할 필요가 없다. 반면 기초단체장이 광역단체장 선거에 도전하는 등 다른 선거에 출마할 경우에는 선거일 3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국회의원 역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때는 선거일 30일 전까지만 사퇴하면 된다.

      이처럼 직위에 따라 사퇴 시한이 달라지는 구조는 헌법재판소 판단을 통해 일정 부분 정당성이 인정돼 왔다. 헌재는 공직자가 후보자로 출마하기 위해 일정 시점 전에 사퇴하도록 한 규정이 선거의 공정성과 공직의 직무 전념성을 확보하기 위한 합리적 제한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선거 직전 등장한 ‘현직 유지 출마’ 논쟁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제도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최근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일정 범위 내에서 직을 유지한 채 상급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지방의원이나 지자체장이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관할하는 시·도’ 범위 내 선거에 출마할 경우 사퇴 의무를 완화하는 것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초의원이 같은 시·도 내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하거나 광역의원이 해당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할 때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

      입법 취지는 지방의원의 중도 사퇴로 인한 의정 공백을 줄이고 정치 참여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데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현직 신분을 유지한 채 선거에 나설 경우 의정 활동과 선거 활동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고, 낙선하더라도 다시 현직으로 복귀할 수 있어 사실상 ‘보험성 출마’가 가능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제도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도 적지 않다.

      마포구의회 사퇴 논란…‘징계 회피’ 공방

      지방선거 제도와 공직 사퇴 문제는 실제 지역 정치에서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포구의회 3선 출신인 신종갑 전 마포구의원(성산2동·상암동)은 최근 마포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신 전 의원 측은 서울시의원 선거 출마를 위한 사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징계 회피용 사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마포을 당원협의회와 소속 구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특위 징계를 피하기 위한 도피성 사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은 윤리특위에서 제명이나 출석정지 등의 징계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사퇴로 인해 공식 징계 기록이 남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 전 의원 측에서는 공식 징계가 확정되기 이전 단계에서의 사퇴인 만큼 ‘징계 회피’라는 표현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포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퇴 규정

      마포 지역 정치 지형에서도 공직 사퇴 규정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직 마포구청장은 재선 도전에 나설 경우 별도의 사퇴 없이 출마가 가능하다. 다만 서울시장 등 다른 선거에 출마할 경우에는 선거일 3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실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구청장을 사퇴하고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시의원과 마포구의원 역시 선거 종류에 따라 사퇴 여부가 달라진다. 현행 규정에서는 구의원이 서울시의원 선거에 출마할 경우 원칙적으로 의원직 사퇴가 필요하며 선거일 3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방의원들이 상급 선거에 도전할 때 임기 중 사퇴라는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러한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기초의원이 같은 시·도 내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입법 논의 단계로 실제 적용 여부는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에 달려 있다.

      행정 연속성과 선거 공정성의 충돌

      결국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논쟁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행정의 연속성과 선거의 공정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하느냐는 문제다.

      공직 사퇴 규정은 행정 공백을 막기 위한 장치이지만 동시에 정치 참여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현직 유지 출마를 확대하면 정치 진입 장벽은 낮아지지만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또 다른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권력 경쟁을 넘어 지방자치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90일 사퇴 규정이 던진 질문은 결국 하나다. 지방선거 제도가 과연 모든 후보에게 동일한 출발선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국제 정세가 위기인 상황에서 주요 공직자들을 사퇴시키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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