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호 첫 인선, ‘친명+전문가’ 절충… 정무·홍보라인 안정 노림수
    • 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 선출 직후 발표한 첫 당직 인선에서 비서실장에 한민수 의원, 정무실장에 김영환 의원, 대변인에 권향엽 의원을 기용했다. 개혁 노선을 전면에 내세운 정 대표가 첫 단추로 선택한 이들 인물은 공통적으로 친명(親明) 색채가 강하면서도 실무형·정무형 경력을 갖춘 인사들로, 강경과 절제를 오가는 정치적 균형 감각을 드러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대표는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임시전국당원대회 직후 최고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나머지 주요 당직자 인선은 최고위원단과 협의를 거쳐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선명한 개혁’에 ‘정무 안정성’ 가미

      대표 비서실장에 내정된 한민수 의원은 언론인 출신으로 박병석 국회의장 공보수석과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 공보수석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당 대변인직을 내려놓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캠프의 실질적인 메시지라인을 조율해 왔다. 내부에선 “정 대표의 정치 언어와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정무 감각이 있는 인물”로 꼽힌다.

      정무실장을 맡게 된 김영환 의원은 경기지역 기반의 경제 전문가로, 김진표·김현미 의원의 보좌진으로 시작해 경기도의원을 지낸 후, 이재명 대통령이 도지사로 당선됐을 당시 인수위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특히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경제학 석사 출신으로, 당 운영에 실무적 역량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대변인 권향엽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정 대표가 광주·전남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현장에서 함께 활동한 바 있다. 정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물론, 현장 민심을 읽는 데도 능하다는 평가다.

      ‘이재명 국정 전면 지원, 개혁은 선명하게’

      정청래 대표는 전당대회 수락연설에서 검찰·언론·사법개혁을 추석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며,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번 인선에서는 극단적 강경노선 일변도가 아닌, 정치적 메시지를 정교하게 다듬고, 정책·조직 간 연결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는 개혁의 방향은 선명하게 제시하되, 정무적 충돌은 최소화하고 조직적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이중 전략으로 읽힌다. 권리당원 중심의 ‘정청래 당선’이 대중정치의 승리였다면, 이번 인선은 제도정당으로서의 민주당을 정비하려는 의도다.

      친명체제 공고화 vs ‘이너서클 반복’ 우려

      정 대표가 지명한 3인의 공통점은 모두 이재명 대통령과 직간접적 인연이 깊고, 캠프·당직에서 실무를 담당해 온 친명 핵심 실무진이라는 점이다. 이는 당·청 일체화와 정무적 신속 대응 체계를 강화하려는 구상이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또다시 캠프 인선의 연장선”이라는 쇄신 부재 지적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가 개혁과 민심 모두를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내부 비판세력이 들어갈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며 “당 운영이 협업보다는 결속 위주로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관전포인트: 사무총장·전략기획위원장 등 핵심 조직 인선
      이번 첫 인선이 메시지라인과 대표 보좌진 중심이었다면, 향후 인선에서의 관전포인트는 사무총장, 전략기획위원장, 조직사무부총장 등 실권형 당직자다. 특히 내년 4월 재보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전략’과 ‘조직’을 주도할 인물이 누구냐에 따라, 정청래호의 실체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는 전당대회 승리 이후 빠르게 첫 인선을 발표하며 리더십을 과시했다. 이번 인선은 한마디로 “강성은 유지하되, 무게중심은 정무로”라는 메시지다. 하지만 개혁을 말하는 ‘당’과 안정적 국정을 원하는 ‘청’의 간극이 커질 경우, 이 조합이 얼마나 유연하게 작동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청래 체제의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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