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빈터가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떠올릴까.
지난 10일 대흥동 마포여성동행센터에서는 그 빈터를 꽃과 나무로 채우고 싶은 주민들이 모였다.
가방 속에서 자연스럽게 부추낫과 미니 모종삽, 씨앗 봉투가 나오는 이들은 바로 ‘마을정원사’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이날 개강한 마포구 2기 마을정원사 과정은 매주 수요일 3시간씩 4주간 진행된다. 수강생 모집은 일찌감치 마감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꼭 내 땅이 아니어도 꽃과 나무를 가꿀 수 있다는 말에 주민들의 눈빛은 반짝였다.
교육을 맡은 보리 강사는 아현동 자연학습장을 마을정원으로 바꾸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꽃씨와 정원의 사계절을 이야기할 때 누구보다 환하게 빛났다.
 |
제2기 마을 정원사 과정에 대해 보리 강사가 설명하고 있다 |
이번 과정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 초록 물들이기 캠페인’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 기존 공공 주도의 도시녹화가 공원이나 국공유지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골목길과 자투리 공간까지 주민이 직접 손을 보태는 방식이다.
수강생들은 정원의 개념, 정원 디자인, 식물 생리 이해 등 이론을 배우고, 신수동 ‘템포러리가든’ 등 현장에서 초화류 식재와 전정 작업을 실습하고 참여자 간 네트워킹을 이어갈 예정이다.
 |
마포여성동행센터 옥상에 가꾸어진 옥상 정원을 수강생들이 둘어보고 있다.
 | 수강생들은 자신만의 작은 꽃밭을 만들었다. 귀가 길에는 화분 하나씩이 들려있었다. |
|
전 과정을 마치면 ‘마을정원사 수료증’이 수여되고, 이후 공원·녹지 내 정원 조성·관리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구는 수료생들에게 구역별 멘토를 배정해 지속적인 기술 자문과 활동 연계를 지원한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내가 사는 곳을 내 손으로 꾸미면 마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도 커진다”며 “주민들이 마을정원사가 되어 마포의 사계절을 가꿔 더 푸르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