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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깅(sagging)

2026-10-11 08:20 | 입력 : 마포저널

새깅(Sagging)은 바지를 허리선보다 낮게 내려 입어 속옷이나 속옷처럼 보이는 허리 밴드가 드러나도록 연출하는 패션이다. 영어 단어 ‘새그(sag)’는 아래로 처지거나 늘어진다는 뜻이다.

새깅은 1990년대 미국 힙합과 스케이트보드 문화에서 널리 알려졌다. 당시 래퍼와 스트리트 패션을 즐기는 젊은 층이 헐렁한 바지를 낮게 걸쳐 입으면서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Y2K 패션의 재유행과 K팝 스타들의 스타일링에 힘입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새깅은 단순히 바지를 크게 입는 것과는 다르다. 바지의 허리 위치를 의도적으로 낮춰 속옷을 노출하거나 노출된 듯한 효과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바지를 여러 겹 겹쳐 입거나 속옷의 로고 밴드를 드러내는 방식도 활용된다.

새깅의 기원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설명은 미국 교도소 문화와 관련이 있다. 수감자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벨트를 착용하지 못했고, 지급된 바지가 몸에 맞지 않아 아래로 처졌다는 것이다. 이후 이 옷차림이 교도소 밖으로 퍼져 패션으로 발전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확정된 역사적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2014년 보도에서 패션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의 견해를 인용해 새깅이 교도소에서 시작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새깅을 수감자들의 성적 신호에서 비롯된 풍습이라고 설명하는 주장은 신뢰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교도소 기원설은 널리 유통되는 설명으로 소개하되, 역사적으로 입증된 사실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새깅은 유행을 넘어 세대와 문화에 따른 복장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착용자에게는 기존의 단정한 복장 규범에서 벗어나 개성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속옷 노출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이나 복장 규범을 둘러싼 논쟁의 대상이 된다.

미국에서는 새깅을 금지하려는 지방정부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가 특정 인종이나 청년층을 범죄·비행과 연결해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옷차림만으로 개인의 성향이나 범죄 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새깅은 해외 힙합 문화의 수용과 연예인 스타일링, 젊은 세대의 개성 표현이 교차하는 패션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특정 연예인의 착용 사례나 일부 쇼핑 검색량만으로 사회 전반에 유행이 확산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새깅은 바지를 낮게 입는 작은 스타일의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세대 간 취향의 차이와 자기표현의 자유, 공공장소의 복장 규범이라는 문제가 함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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