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하나를 다 쓰고 난 뒤 소비자는 어디로 가져가야 할까.
마포구는 주민들이 재활용품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도록 돕는 소각제로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COSMO)는 소주·맥주·청량음료 등 빈용기 보증금 대상 제품의 빈병을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의 반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무인회수기까지 확대하고 있다.
 |
| 소각제로가게를 둘러싼 비판 여론도 적지 않지만, 쓰레기 감량이라는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마포구와 주민들이 운영 방식과 활용 방안을 놓고 보다 활발한 논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
두 제도 모두 자원순환을 위한 것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이 생길 수 있다.
“빈 유리병을 소각제로가게에 가져가야 하나, COSMO 반환점에 가져가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유리병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그 병이 ‘빈용기 보증금 대상인지’여부다.
마포구 소각제로가게는 ‘재활용’을 위한 체계
마포구 환경녹지국 자원순환과의 2026년도 주요업무계획에 따르면 소각제로가게의 목적은 재활용품의 올바른 분리배출과 주민 실천을 높여 생활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다.
 |
| 마포구 환경녹지국 자원순환과가 제280회 마포구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발표한 2026년도 주요업무계획이다. |
주요 내용은 소각제로가게를 설치·운영하고,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배출에 따른 유가보상과 분리배출 실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또 종량제봉투 안의 재활용 가능 자원을 분석하고 혼입률을 데이터화해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 사업의 핵심은 버려지는 재활용 가능 자원을 제대로 분리해 소각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마포구의 2026년 주요업무계획에는 소각제로가게의 재활용가능자원 분리배출과 유가보상은 명시돼 있지만, 빈용기 보증금 대상인 소주병·맥주병을 별도로 어떻게 처리하는지까지는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다.
따라서 소각제로가게가 모든 빈 유리병의 대체 반환처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COSMO는 ‘재활용’보다 ‘재사용’이 목적
COSMO의 빈용기 보증금제도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COSMO는 빈용기 보증금제도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보증금과 생산자가 부담하는 취급수수료라는 경제적 유인을 통해 빈용기의 회수와 재사용을 촉진하는 제도라고 설명한다.
대상은 재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소주·맥주·청량음료 등의 빈용기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보증금을 내고, 사용한 빈용기를 판매점 등에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회수된 용기는 생산자에게 운반돼 세척·살균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된다.
현재 빈용기 보증금은 용기에 따라 70원·100원·130원·350원이다.
즉 COSMO 제도에서 빈병은 단순한 폐유리가 아니다.“다시 사용할 수 있는 용기”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
소비자가 기억해야 할 것은 복잡하지 않다.
소주병·일부 맥주병 등 ‘보증금 대상 빈용기’라면 소각제로가게보다 빈용기 반환이 우선이다.
병에 빈용기 보증금이 붙어 있는 제품이라면 판매점 등 반환처에 가져가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맞다.
COSMO는 대형할인매장과 소매점 등 반환 대상 용기를 판매하는 판매처에서 빈병을 반환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같은 종류의 보증금 대상 빈용기는 판매처와 관계없이 반환할 수 있다는 설명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빈병은 깨끗하고 파손되지 않은 상태로 반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깨졌거나 담뱃재 등 이물질로 오염된 용기는 반환이 제한될 수 있다.
보증금 대상이 아닌 일반 유리용기라면 이 경우에는 지역의 분리배출 기준에 따라 재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마포구에서는 소각제로가게를 비롯한 재활용가능자원 분리배출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해당 시설에서 받는 품목과 배출 방법을 확인해 이용하는 것이 좋다.
즉, 보증금 대상 빈용기는 반환하고, 보증금 대상이 아닌 유리병은 분리배출·재활용 이라는 구분이 소비자에게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소각제로가게와 COSMO는 충돌하는가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두 제도가 충돌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두 제도의 목적은 다르다.
마포구는 2026년 소각제로가게 사업에 1억9,583만8천 원을 투입해 분리배출과 재활용을 강화하고 있다.
COSMO는 별도로 빈용기 회수체계를 운영하면서 2026년에는 무인회수기 구매비용의 80%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목적도 명확하게 ‘소비자 반환 편의 제고’와 ‘소매점의 빈용기 회수업무 경감’으로 제시돼 있다.
따라서 두 제도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경쟁 관계가 아니라 역할 분담 관계가 되어야 한다.
문제는 소비자가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자원순환 정책은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소비자가 정확하게 행동하지 못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소비자가 빈 소주병을 들고 소각제로가게와 COSMO 반환처 가운데 아무 곳이나 선택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이 병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병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빈용기 보증금 대상이라면 반환하는 것이 우선이다. COSMO가 무인회수기를 확대하는 것도 결국 이 반환 과정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2026년 사업에서도 기존 무인회수기 운영 소매점의 교체·추가 설치까지 지원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반면 보증금 대상이 아닌 일반 유리용기는 지역의 분리배출 체계를 이용하는 것이 맞다.
소비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보증금 표시’
결국 소비자가 해야 할 일은 유리병을 무조건 소각제로가게로 가져가는 것도, 무조건 COSMO로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병을 버리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병에 빈용기 보증금이 붙어 있는가?”
붙어 있다면 깨끗하게 보관해 판매점 등에 반환한다.
보증금 대상이 아니라면 내용물을 비우고 지역의 분리배출 기준에 따라 배출한다.
이렇게 해야 재사용할 수 있는 병이 불필요하게 일반 재활용 과정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일반 유리병은 적절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
마포구와 COSMO에 필요한 것은 ‘경쟁’이 아니라 연결이다
마포구는 2026년 소각제로가게 사업을 통해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배출을 촉진하고 있다. COSMO는 빈용기 보증금제도를 통해 재사용 가능한 용기의 회수를 촉진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수거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자원이 가장 적절한 곳으로 흘러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특히 마포구 소각제로가게에서 빈용기 보증금 대상 병을 실제로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 COSMO의 빈용기 회수체계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두 기관의 역할이 명확하다면 소비자에게도 간단한 원칙을 제시할 수 있다.
보증금 대상 빈병은 돌려주고, 일반 유리병은 제대로 분리배출한다.
이것이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리고 정책의 다음 단계는 “어디에서 얼마나 많이 수거했는가”를 넘어 “수거된 병이 재사용됐는가, 재활용됐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존 체계보다 무엇이 더 좋아졌는가”를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마포구에 소각제로가게가 있고 COSMO에 빈용기 회수체계가 있다면, 시민이 궁금한 것은 수거시설의 숫자가 아니다. 내가 돌려준 이 병이 정말 다시 병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내가 분리배출한 이 유리병이 제대로 재활용되고 있는지다. 그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본 자원순환 정책의 진짜 성적표다.
■ 참고
위 글은 COCMO의 빈용기보증금 제도에 대해 홈페이지 및 2026년 6월 23일 국내 음료용기 재사용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이미지는 COSMO 홈페이지에서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