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정책은 지방자치단체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정책이 '장애인 친화 이미용시설'이다. 의료나 돌봄처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장애인의 일상과 선택권,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생활밀착형 복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서울 노원구를 시작으로 동대문구, 성동구, 양천구, 서초구, 서대문구를 비롯해 충청남도와 대구 서구·수성구 등 모두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친화 이미용시설 설치·운영 또는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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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법규정보시스템 검색 결과, 현재 전국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친화 이·미용시설의 설치·운영 또는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전국 최초로 조례를 제정한 노원구를 시작으로 동대문구, 성동구, 양천구, 서초구, 서대문구, 충청남도, 대구 서구·수성구 등으로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
전국 최초의 시작, 노원구가 만든 새로운 복지 모델
장애인 친화 미용실 정책의 출발점은 2021년 12월 제정된 '서울특별시 노원구 장애인친화 이미용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다.
노원구는 기존 미용실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나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구조이고, 장애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 미용사를 찾기 어려운 현실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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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원구는 전국 최초 장애인 친화 미용실인 '헤어카페 더휴'를 상계점과 공릉점 두 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두 지점 모두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노원구에 거주하는 등록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맞춤형 샴푸도기와 이동 리프트, 전동휠체어 충전소, 장애인 전용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전문 미용사와 사회복지사가 상주해 맞춤형 이미용 서비스와 복지상담을 함께 제공한다. 출처 - www.nowonhaicafe.org |
이에 전국 최초로 장애인 친화 이미용시설의 설치와 운영 근거를 마련했으며, 2022년에는 실제 장애인 친화 미용실 운영에 들어갔다.
당시 노원구가 제시한 모델은 단순히 장애인 전용 미용실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계단 없이 접근 가능한 1층 공간,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동선, 장애인 맞춤형 샴푸대와 편의장비,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갖춘 전문 미용사를 배치해 장애인도 일반 시민과 같은 환경에서 원하는 미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복지관 중심의 단순 커트 서비스에서 벗어나 장애인의 개성과 선택권, 서비스 접근성을 보장하려는 새로운 복지모델이었다.
정책은 확산되고, 운영 모델은 발전했다
노원구의 선도적인 정책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됐다.
2024년 동대문구를 시작으로 여러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현재는 전국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친화 이미용시설을 운영하거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 운영 성과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서초구의 '헤어 한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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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 이용료를 커트 6,000원, 염색 1만5,000원 등으로 정하고 있으며,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
서초구는 2023년 10월 장애인 친화 미용실 '헤어 한우리'를 개소한 이후 단순한 이·미용 서비스를 넘어 장애인 맞춤형 복지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이곳은 자동문과 넓은 출입구,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이동 리프트, 장애인 맞춤형 일체형 샴푸대 등 특화 장비를 갖췄으며,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받은 25년 경력의 전문 미용사와 전담 사회복지사가 상주한다. 또한 동시간대 한 명만 이용하는 1대1 프라이빗 서비스를 운영해 이용자의 심리적 부담까지 줄였다.
개소 이후 2년 동안 총 2,132명의 장애인이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이 가운데 일반 미용실 이용이 어려운 뇌병변 및 지체장애인이 전체 이용자의 57.1%를 차지했다.
서초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용실 방문이 어려운 최중증 장애인을 위한 방문 이미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미용보조와 서비스 교육 등 직업훈련도 실시해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단순한 이미용 서비스 제공을 넘어 복지상담, 지역사회 연계, 직업훈련까지 아우르는 생활복지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 최초'에서 '전국 확산'으로
노원구가 전국 최초로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라는 새로운 정책 모델을 제시했다면, 서초구는 이를 실제 운영하며 지속 가능한 생활복지 모델로 발전시켰다.
지방자치의 강점은 바로 이러한 정책 확산 과정에 있다. 한 지역의 작은 실험이 다른 지역으로 이어지고, 운영 경험이 축적되면서 더욱 완성도 높은 정책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은 단순히 머리를 자르는 공간이 아니다. 장애인이 불편함이나 타인의 시선을 걱정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생활복지의 공간이다.
앞으로는 장애인 친화 이미용시설의 설치 여부를 넘어 운영의 질, 서비스 다양성,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경쟁이 이어질 때 비로소 '장애인 친화도시'라는 목표도 한층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