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지역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위기는 국내 생활 밀착형 품목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일부 생필품을 중심으로 사재기 현상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는 종량제 봉투의 핵심 원료인 폴리에틸렌(PE)의 기반 물질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 심리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이른바 ‘종량제 봉투 대란’이 발생해 판매량이 평소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과거 오일쇼크 당시의 경험이 재현되듯 화장지 사재기가 이어지는 등, 글로벌 차원의 ‘패닉 바잉(Panic Buying)’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공급 부족 때문이라기보다, SNS를 통해 확산되는 가짜뉴스와 코로나19 당시 마스크 대란에 대한 기억이 결합되며 심리적 불안을 증폭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재고 상황과 무관하게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군중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에 서울 마포구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3월 23일부터 27일까지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전주 대비 약 189% 급증하자, 구는 상황을 엄중히 판단하고 수급 안정 대책을 가동했다.
우선, 특정 개인의 과도한 구매를 방지하기 위해 1회 구매 수량을 최대 5장 이내로 제한하도록 판매소에 권고했다. 동시에 재고 상황을 일 단위로 점검하며 공급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마포구는 상반기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한 상태이며, 오는 4월 9일에는 제조업체를 직접 방문해 원료 수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보다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비상경제 대책 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해당 TF는 유가 및 물가 동향을 점검하는 ‘유가·물가 대책반’,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민생 긴급 지원반’, 그리고 취약계층과 피해 기업을 지원하는 ‘민생 안정 지원반’으로 나뉘어 다각적인 대응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와 마포구는 공통적으로 “종량제 봉투 가격은 지자체 조례로 정해져 있어 단기간 내 인상 가능성이 없으며, 현재 재고도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재생 원료 활용 확대 등을 통해 장기적인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마포구 관계자는 “외부 경제 불안이 지역 주민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과도한 사재기보다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