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관심이 생명을 살린다"…안동시, 고령화 시대의 복지안전망 실험
    • 우편물 하나에 담긴 생명선…‘안부살핌 우편서비스’의 의미
    •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 속에, 지방자치단체가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하며 의미 있는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안동시에서 운영 중인 ‘안부살핌 우편서비스’가 생명을 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고령사회 맞춤형 복지정책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안동시와 안동우체국간에 업무협약식을 하고 있다 출처 - 안동시 홈페이지

      지난 7월 31일, 안동시 도산면에 거주하는 57세 독거남이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가 우편배달을 하던 집배원에 의해 구조됐다. 그는 당뇨합병증으로 인해 자가호흡이 어려운 상태였으나, 평소와 다른 집안의 정황을 감지한 도산우체국 김재현 집배원의 신속한 119 신고로 병원에 이송돼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이 기적 같은 구조는 안동시와 안동우체국이 지난 7월 2일 체결한 협약에 따라 시행 중인 ‘안부살핌 우편서비스’의 결과다. 이 서비스는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사업으로, 지역 내 사회적 고립가구를 대상으로 집배원이 월 2회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면서 안부를 확인하고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한 우편 전달을 넘어선 이 사업은, 복지와 물류를 접목한 ‘생활 밀착형 돌봄 정책’으로 평가된다. 김재현 집배원은 “첫 방문에서는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눴지만 두 번째 방문에서는 이상한 기척이 감지됐다”며, “작은 관심이 생명을 살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고령화와 더불어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는 농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모델은 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핵심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안동시 도산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복지안전망 강화를 위해 추석 명절 맞춤형 나눔 행사와 응급처치 교육까지 함께 추진하며 더욱 촘촘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산면 협의체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통해 위기 상황 발생 시 민간 차원의 대응력도 키우고 있으며, ‘찾아가는 방문 상담’으로 1인 고령가구의 정서적 고립 해소에도 나서고 있다. 민간위원장 박재규 위원장은 “도산면에서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편물’과 ‘안부 인사’라는 단순한 행위를 복지로 전환한 안동시의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이는 돌봄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들이 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주민 안전과 건강을 지켜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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