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원의 품격,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 최근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이 자신의 SNS에 올린 한 게시물이 지역사회와 온라인을 달궜다. 조 의원은 지역구 내 한 음식점 간판 사진을 올리며 “우리 지역구에 이거 뭐냐? 싸우자는 거?”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해당 음식점의 상호는 ‘재명이네’로, 일부 네티즌은 이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연관지어 해석했다. 조 의원의 발언 의도는 분명치 않지만, 파장은 즉각적이었다.

      문제는 국회의원이라는 공인의 발언 무게다. 의원 개인 계정에서 올린 글이라 해도, 그 파급력은 일반인의 그것과 차원이 다르다. 특히 상호가 ‘재명’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음식점을 조롱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지역구 자영업자의 생계에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구 자영업자를 깐다”, “품위를 지키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
      정치인은 정치적 공방에서 날선 언어를 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민간 영역, 특히 정치와 무관한 생업 종사자에게 향할 경우, 공인의 품격은 치명적으로 훼손된다. 이번 사안에서 조 의원이 던진 질문은 짧았지만, 그 안에 깃든 조롱의 뉘앙스와 맥락은 충분히 상처가 될 수 있었다.

      국회의원의 품격은 화려한 연설이나 정책 제안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SNS에 쓰는 한 줄, 현장에서 건네는 한마디가 그 사람의 정치 철학과 인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역구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의원이 오히려 주민을 향해 불필요한 의심과 냉소를 드러낸다면, 그 신뢰는 무너진다.

      정치는 설득의 예술이고, 설득은 존중에서 출발한다. 조 의원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농담이었든, 정치적 풍자였든, 공인의 언어는 항상 대상과 파급력을 고려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품격’은 거창한 자리에 앉아 있을 때가 아니라, 이렇게 사소해 보이는 순간에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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