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환경 르포] ‘가로수 전시회’ 된 마포구 공덕동…일관성 없는 식재와 방치된 소나무
    • 2025년 5월 2일 현재 공덕동 소나무 식재 현장
      2025년 5월 2일 현재 공덕동 소나무 식재 현장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일대의 가로수가 또 한 번 도시환경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마포구청은 이 지역 일부 구간에 기존의 가로수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소나무를 새롭게 식재했다. 도시 정체성과 미관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구청의 설명이 있었지만, 현장을 다시 찾았을 때 마주한 풍경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였다.

      소나무는 식재만 되었을 뿐, 이후의 관리나 환경 조성은 뒷전으로 밀린 모습이다. 
      나무 밑둥을 덮고 있어야 할 흙은 자갈과 담배꽁초로 오염되어 있고, 식재 과정에서 발생한 자재와 폐기물은 인도 주변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시민의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는 충분했다.

      더 큰 문제는 도시경관의 일관성 부재다. 
      공덕동 일대는 이미 다양한 종류의 가로수가 혼재해 있어,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통일성 없는 ‘가로수 전시회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소나무가 추가되면서 혼란은 더 깊어졌다.

      기존 가로수들이 만들어내던 풍성한 그늘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여름철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해왔다. 
      그러나 새로 심은 소나무들은 수형 특성상 그늘을 형성하지 못하며, 오히려 삭막한 거리 풍경을 더하고 있다.

      가로수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도시 기반시설이며, 동시에 자치구의 환경 정책과 도시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다. 마포구가 보여주고 있는 가로수 정책의 일관성 없는 행보는 ‘녹지 행정’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받기에 충분하다.

      소나무가 아니라, 시민 중심의 관점과 도시의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는 일관된 녹지 정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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